쿠바에서 맛있는 디저트를 찾기란 어렵다. 그렇지만 쿠바임을 감안한다면 꽤 괜찮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외관에 큰 아이스크림 모형 간판이 뭔가 쿠바스럽지 않게 이국적이고 세련돼 보여서 들어간 베다도의 젤라또 아이스크림 가게. 초콜릿과 크림 맛 비슷한 걸 골랐는데 아이스크림 is 뭔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먹는 젤라또에 비할 건 아니었지만 쿠바 아이스크림 특유의 탈지분유 끝 맛은 확실히 덜했다. 쿠바는 공산국가다 보니 아무래도 아이스크림 브랜드도 많지 않아서 대부분 Copelia 아이스크림을 납품받는 식당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식당에서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시키면 대부분 맛이 비슷하다.
길거리에 많이 보이는 길거리 과자. 맛있어 보였던 건 아닌데 현지 길거리 과자 하나쯤은 먹어줘야 한다는 의무감에 구입했다. 매운맛, 마늘맛, 버터맛 중 버터맛 구입. 버터맛이 하나도 나지 않는 참크래커스러운 과자. 맛있는 게 아닌데 그 심심한 맛이 자꾸 손이 간다. 일반 포장된 쿠바 과자를 먹어보고 싶어도 마트에는 네슬레 브랜드가 붙어있는 수입과자가 주를 이뤘다. 쿠바 간식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구매 추천. 위생 때문에 꺼려진다면 비추.
센트로에 위치하는 스낵바. 쿠바스럽지 않은 현대적이고 미국스러운 인테리어는 내 발길을 끈다. 기대없이 들렀는데 가격도 착하다. 1 쿡인지 1.5 쿡인지 하는 아이스크림과 아이스크림을 넣어 만든 쉐이크. 특히 저 쉐이크! 행복하고 기분 좋은 맛이다. 달달한 것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그 맛. 샌드위치는 가격 대비 쏘쏘였다.
길 걸어다니다 보면 자주 보이는 달다구리 디저트 가게. Dulceria라고 써져있는 전문점이 아니어도 작은 구멍가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비슷비슷한 형태의 케이크, 도넛들. 단 것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에게도 그다지 먹고 싶은 비주얼은 아니었지만 경험상 먹어보기로 한다. 브라우니 한 개와 네모나게 커팅된 케익 하나를 사보았다. 맛은, 음, 분명 생긴 건 브라우니인데 왜 초코맛이 하나도 나지 않는 걸까? 그냥 설탕을 때려 부은 느낌의 설탕 맛이었다. 브라우니 모양을 한 각설탕이었다. 분명 쿠바 사람들은 좋아하고 자주 먹는다고 했는데, 마켓오 브라우니라도 갖다 주고 싶어 졌다.
아이스크림 가게! 매장이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이었다. 아이스크림이 조금 가격대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다시 간다면 무조건 다시 들를 것이다. 여기서 땅콩 맛 아이스크림을 맛본 순간, 제주 우도에 잠깐 다녀온 기분이었다. 진한 땅콩 맛이 입안에 계속 감돌았다. 물론 다른 맛의 아이스크림들도 맛있었다. 왕왕 추천. 아이스크림은 이렇게 잘 만들면서, 디저트 그렇게 만들기니...?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쿠바 아바나에서 먹은 모든 것들(식사 편) (0) | 2020.03.04 |
---|---|
쿠바 여행 가이드북 리뷰, 론리플래닛 쿠바 (0) | 2020.03.02 |
쿠바 여행 쁠라야 히론, 깔레따 부에나 (0) | 2020.02.26 |
쿠바 여행 준비 총정리 (0) | 2020.02.25 |